〈동양철학에세이〉
1993년에 처음 출간되어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가 찾는 스테디셀러《동양철학 에세이》는 원래 대학 신입생과 일반인들의 동양철학 입문서로 기획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독자 연령층이 점점 낮아져 이제는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즐겨 읽는 책이 되었다.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적극 추천하는 책이 되면서, 2006년에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편집과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꾸민 개정판을 출간했다. 개정판에서는 책의 내용을 더 이해하기 쉽게 일러스트를 넣었고, 일반 독자들에게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허행의 ‘농가(農家)’ 편을 새로 써넣었으며, 책 말미에 ‘더 읽으면 좋은 책’ 을 덧붙였다.
이 책을 같이 쓴 김교빈, 이현구 선생님은 책에서 우리 의식과 생활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공자∙맹자∙노자∙장자∙순자∙법가∙주역을 비롯해, 비교적 덜 알려진 묵자∙명가∙농가 같은 제자백가의 주요 사상을 차근차근 소개해 간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사상이 탄생하게 된 사회역사적 배경과 함께 그 사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의 일생을 적절한 고전 발췌를 통해 재미있게 소개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 사상의 핵심 주장과 당대에 그 사상이 가졌던 의미를 설명하면서, 오늘날의 시각에서 편향되지 않게 그것의 한계와 모순을 짚어낸다는 점이 독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동양철학 에세이》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철학은 너무 관념적이야’ ‘동양철학은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 와 같은 편견을 재미있는 구성과 이야기로 불식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2천5백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여기’ 로 울리는 제자백가의 목소리가 생생한 철학으로 다가오게 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김교빈·이현구 지음/1만3000원·동녘.
동녘 인문사회팀 구형민 편집자
novalis@dongny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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