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고르기〉
아빠를 내가 골랐다고?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사방팔방에서 몰려든 아빠 후보들 가운데서 바로 내가 “저 아빠한테 갈래요.” 하고 콕 찍어서 지금 아빠한테서 태어난 거라고?
흔히 부모와 자식의 만남은 운명이라고 하지만 평소 얼마나 그 사실을 느끼고 있을까? 어렸을 때 아빠는 아이들의 영웅이었는데 지금은 왜 불만만 가득할까?
《아빠 고르기》는 아빠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자기 아빠에 대한 나아가 부모와 형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과거에 자기가 구름 위에서 이 아빠를 골라서 자식으로 태어나는 모습을 펼쳐 보여준다. 부자 아빠, 얼짱 아빠, 공부 아빠, 술 아빠…… 그러니 불평불만 그만 하고 다른 부모와 비교도 그만 하고 부모와 형제를 대하는 나의 마음을 돌아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빠 자신의 문제라고, 아빠는 그냥 아빠일 뿐 너 자신이 아니라고 덧붙인다. 여러 아빠를 만나는 동안, 돈이 있다면 생각도 깊어야 하고, 아름다운 겉모습은 내면의 편안함에 미치지 못하며, 공부는 삶을 지혜롭게 살기 위한 방법인지 신분 상승의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우리 아빠들의 애환도 살짝 읽을 수 있다.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됐으면서도 어려움이 닥쳐야만 그 사실을 실감하는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책이다. 부모들의 자기반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이들의 책임과 사랑을 이야기하며 어린이들의 가슴속에 소중한 ‘아빠’를 돌려준다. 아빠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내가 고른 ‘나의 아빠’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채인선 글 / 김은주 그림 / 128쪽 / 9,000원
논장출판사 이나영 실장
nonjang@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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