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봄이가 사라졌다>, 소설의 첫 소제목이다. 고등학교 1학년인 주인공 ‘이봄’이 무단결석을 한 지 벌써 나흘째다. 화자인 봄이의 담임 선생님은 좀 뚱뚱하긴 하지만 평소 무던하게 지내던 봄이의 결석이 의아하기만 하다. 지극히 평범하고 적당히 속물적인 골드미스 담임 선생님은 누군가 자신의 책상 위에 두고 간 미스터리한 글을 읽으면서 봄이의 결석을 둘러싼 숨겨진 사건들을 추론하게 된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반 아이들의 내면에 감춰진 어두운 본성이 사실이라고 믿기 어려우나, 믿지 않기에는 너무나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그려진 글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담임 선생님은 머리가 아찔해진다.
이금이 작가는 집필 후 인터뷰를 통해 “외모지상주의나 집단 따돌림 같은 소재가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문제인 ‘진실’이라는 가치를 다뤄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거짓이 휘두르는 보이지 않는 폭력에 진실이 어떻게 왜곡당하고 유배당하는지를, 그리고 진실이 어떻게 제자리를 되찾기 위해 싸워 나가는지를, 청소년들의 세태 묘사와 쫀쫀한 구성을 바탕으로 보여 준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그 글은 도대체 누가 쓴 걸까? 글쎄, 당신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과연 맞을까? /9천원.
푸른책들 신재옥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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